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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eren of Men

참된시작 2007.12.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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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살고 있는 광주에서는 어느 개봉관에서도 개봉을 하지 않은듯하다.
개봉을 했더라면 좋은 평가가 있었겠지만 흥행에 성공했으리라고는 장담하지 못할듯 하다.
영화가 주는 부족함이 아니라 흥행에 대한 부족함일거라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세계적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재앙으로 인해 세계는 극심한 혼란과 자멸의 길을 걷게 되는 가운데 한 흑인의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소한 소재는 다소 억측스러울 수 있으나 그 속에 비춰지는 인간으로 한...희망과 미래를 볼 수 있다.

줄거리

2027년(사진1, 원작은 2021년이다), 인간이 아이를 낳지 못한 지 18년째 그리고 문명과 인간이 절망 속에서 종말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주인공 테오 앞에 20년 전에 헤어진 줄리안이 나타나 불법체류자 소녀 키이가 해안으로 갈 수 있도록 통행증을 부탁한다. 얼마 뒤, 키이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 테오는 인간의 마지막 희망이 될 길을 같이할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기존 SF영화의 극도로 비현실적인 미래사회는 여기에 없다. <칠드런 오브 맨>이 무서운 건, 미래가 2007년의 현실과 놀라울 만치 비슷하기 때문이다. 타인(종)에 대한 거부와 무관심, 질병과 공해, 비생산적인 활동, 말초적인 쾌락, 죽음과 공포의 조장, 폭력, 증오, 살인, 혼란, 전쟁. 현실이 바로 묵시록적인 상황이라고 말하는 <칠드런 오브 맨>은 임신한 소녀 옆으로 세 사람을 배치해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다. 반체제 활동을 했던 과거를 접고 삶의 무의미함을 이유로 돈과 현실에 안주하는 차가운 인물이 된 테오, 여전히 반체제운동에 앞장서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줄리안, 딥 퍼플과 롤링 스톤스의 옛 노래와 마약이 삶의 낙인 늙은 히피 재스퍼가 그들이다. 하지만 셋은 희망이 아닌 그것을 향한 끈일 뿐이다. 낭만적이지만 회고적이고 도피적인 재스퍼와 조직의 이해관계와 실패한 혁명의 반복에 휘말린 줄리안은 물론, 마침내 변화된 삶을 선택하는 보통 사람들의 영웅 테오에게도 죽음은 가차없다.

<칠드런 오브 맨>이 희망을 거는 건, 아기 예수처럼 소외되고 가난한 곳에서 태어난 생명과 그녀의 흑인 엄마다. 그런데 원작에 있었던, 엄마의 미소와 남자가 흘리는 참회와 감격의 눈물과 아기의 세례는 영화에 없다. 영화는 빛을 잃은 바다와 희미한 불빛과 흔들리는 보트의 모습으로 끝난다. 원작이 믿음을 근거로 확실한 희망을 꿈꾼다면, 영화의 그것은 꺼질 듯 말 듯 불안하기 그지없다. 슬라보예 지젝은 <칠드런 오브 맨>이 역사가 부재하는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이념적 절망에 대한 최고의 진단이라고 했다.

문명의 시대를 자부하는 인간은 그들이 다시 암흑의 시대로 향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해야 할 것이며, 안락함과 쾌락이 아닌 유의미한 삶의 어떤 것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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